‘노인’ 호칭 설문조사 … ‘노년’대신 ‘장청년’이 82%
65세 이상 노인 세대를 일컬어 노년(老年)이라고 부른다. 노년의 문턱에 들어선 이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불러주길 원할까.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보니 노년보다는 장청년(長靑年)으로 불러주길 희망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예전과 달리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왕성한 활동이 충분히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비영리기구인 하이패밀리와 시니어파트너스가 30일 노인 호칭에 대한 베이비부머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베이비부머 중 1958년생은 내년이면 65세로 노인 인구로 편입된다. 본격적으로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설문 결과 10명 중 8명은 장청년 호칭에 압도적 지지를 보였다. 반면 시니어는 너무 외국어라 생소하고, 어르신은 구태의연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어르신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1998년 노인의 대체 호칭 현상 공모를 통해 선정한 말이다.
한국뿐 아니라 각국은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호칭을 바꾸는 추세다. 그도 그럴 것이 노인의 기준인 65세는 1956년 유엔이 정한 오래된 기준이다. 현행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경로우대 등 주요 복지제도가 65세를 기준으로 짜인 것도 이 때문이다.
도쿄 노인의학연구소가 2007년 87세 노인의 건강과 체력을 조사했더니 1977년 70세에 해당했다. 30년 새 17세가 젊어진 셈이다. 이런 기준으로 따져보면 내년 노령인구에 편입되는 65세는 고작 45세에 불과하다는 것이 하이패밀리와 시니어파트너스의 분석이다. 그만큼 청년시대가 길어졌다는 뜻으로 장청년이란 이름에 걸맞다는 뜻도 된다.
하이패밀리 송길원 목사는 “노인은 물론 노망, 노욕, 노파 등 ‘노(老)’자가 들어간 말이 대부분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인생의 길이 된 사람들이란 뜻에서 ‘로(路)’를 써서 노년(路年) 또는 노인(路人)이라 부를 때 그들에 대한 존엄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니어 파트너스는 미국의 미국 고령자 권익옹호 단체인 AARP(An Ally for Real Possibilities)를 모델로 하여 한국의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사회연대 운동이다. 비영리기구로 운영되며 멤버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각종 활동을 지원하고 돕는다. 고령인구가 1000만이 되는 2024년 1월,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