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키우는 노인…인지력 더 좋고 기억력 감퇴 느려
1인 가구와 노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구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1500만 명에 이른다. 3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기쁨을 주는 반려동물이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술지 《과학 보고서(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키우지 않는 사람보다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느리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958년에 시작돼 미국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인간 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인 ‘볼티모어 노화 종단 연구(Baltimore Longitudinal Study of Aging)’의 데이터 중 1991년~2020년 최소 두 번의 인지 평가를 받은 50세 이상 참가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51~101세인 637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80세 미만 참가자의 경우 4년마다, 80세 이상 참가자의 경우 매년 데이터를 수집했다.
데이터에는 반려동물 소유 여부, 인지 기능 평가, 인지 장애 평가가 포함됐다. 반려동물 소유 측정에는 반려동물 소유 여부, 반려동물의 종류, 소유 기간 등 반려동물에 관한 다양한 질문이 포함됐다. 반려견 소유자에게는 반려견 산책 여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참가자의 29%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으며, 11%는 고양이를, 13%는 개를 키우고 있었다. 반려견 소유자 중 69%는 반려견을 산책시킨다고 답했다. 연구 시작 당시 반려동물 소유 여부는 인지 기능이 온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즉, 치매 또는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 결과, 모든 참가자의 인지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키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더 느렸다. 이러한 감소는 일부 테스트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특정 인지 기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더 느리게 저하되는 인지 기능은 고양이와 개 소유자 간에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 중 개를 산책시킨다고 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느리게 나타났다. 기억력, 실행 기능, 언어 기능, 정신 운동 속도, 처리 속도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키우지 않는 사람보다 10년 동안 덜 악화됐다. 특히 고양이 소유자는 기억력과 언어 기능 저하를 덜 경험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반려동물 소유가 일반적으로 건강한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인지 기능 유지에 기여한다는 중요한 증거를 제공한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노년층은 기존의 건강 상태와 나이를 모두 고려했을 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지 기능 저하를 덜 경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