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부턴 은퇴 노인이었는데”, 베이비부머 차례 되자 ‘일하는 60대’ 급증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60대 이상 연령대가 한국 인구구조와 노동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출생률이 높았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대거 은퇴 뒤 제 2의 직업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17일 통계청·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보다 45만 2000명 증가한 585만 8000명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사상 최다 수치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이후 매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증가 속도는 최근에 가까울수록 더욱 빠르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987년 처음 100만명 선을 넘었다. 이후 2001년에 200만명 선을 돌파하는 데까지는 14년이 걸렸다. 300만명 선을 넘은 것 역시 2012년으로 11년이 소요됐다.
그러나 이후 400만명 선을 넘는 데는 5년, 500만명은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20.9%를 기록했다. 20% 선을 처음 웃돈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613만 4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54만 7000명 늘었다. 월 기준 관련 통계가 있는 1982년 7월 이후 최대다.
고령층은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에서도 기록을 써가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 창업 기업(부동산업 제외)은 12만 9000개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6년 이후 가장 많다.
이는 지난해 수치는 6년 전인 2016년과 비하면 76.1%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창업 기업 증가(20.3%)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수치에서 부동산업은 2020년 소득세법 개정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연 2000만원이하 주택임대소득자 사업자 등록 의무화로 부동산업 창업 기업이 2020년 급증했다가 이후 급감한 영향이다.
이런 고령층 취·창업자 급증은 인구가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맞으면서 재취업 및 창업에 도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 5125만 9000명 중 60세 이상은 1315만 4000명이었다. 이는 전체 25.7% 수준으로, 처음 25% 선을 넘었다.
이 비중은 2018년 말(21.0%) 처음 20% 선을 돌파한 이후 2019년 말 22.1%, 2020년 말 23.3%, 2021년 말 24.5% 등 꾸준히 상승해왔다.
특히 지난해 말 비중은 10년 전인 2012년 말(16.1%)에 비해 9.6%p나 오른 것이다.
2012년 말 비중이 이전 10년 전인 2002년 말(11.6%)보다 4.5%p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10년간 상승 폭이 2배 더 컸다. 이는 60세 이상 인구가 최근 2배 더 빨리 늘었다는 이야기다.
노동시장 고령화가 진행되며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 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40대 취업자 수는 631만 4000명으로 전년보다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코로나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2015∼2021년에는 7년 연속 감소했다.
30대 취업자도 2013∼2021년 9년 연속 줄었다가 역시 지난해 4만 6000명 정도 늘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좋은 고용 상황을 위해서는 청년과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해야 한다”며 “청년은 인턴십 등으로 일자리 경험 기회를 확대해 취업시장에 진입하도록 돕고 여성은 경력 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더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