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빈곤노인’율 57.6%
사회보장위, 행정데이터 분석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많아
대도시보다 농어촌지역의 노인 빈곤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 노인 가운데 여성 비율은 남성의 1.5배를 차지했다.
사회보장위원회는 2020년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한 ‘한국 빈곤 노인의 특성’을 최근 발표했다. 위원회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중위소득 50% 이하를 ‘빈곤 노인’으로 봤다.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노인 빈곤율은 45.6%에 이른다.
전체 빈곤 노인의 약 40%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역별 노인 빈곤율은 농어촌 57.6%, 중소도시 47.0%, 대도시 42.1%로 지역규모가 작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총 빈곤 노인 가운데 여성은 60.3%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빈곤율이 차이 나는 이유는 도농 소득격차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농가소득은 4615만원이다. 같은 기간 2인 이상 도시근로자의 가구당 소득인 7255만원의 63%에 불과하다. 노후보장제도 가운데 하나인 국민연금이 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된 점도 지역별 소득격차를 불러왔다.
김수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농촌노인은 도시노인에 비해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다”면서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해도 매우 낮은 금액”이라고 했다.
정부의 빈곤 노인 대책이 도시에 맞춰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고령층의 소득 보전을 위한 노인일자리사업이 최근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시장형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농촌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이란 평가가 많다. 농촌은 고령화와 지역소멸이 급격히 진행되는 탓에 소비자를 발굴하기가 어려워서다.
빈곤 노인이 증가하면서 복지 수요가 늘었는데, 농촌의 의료·돌봄 인프라가 크게 부족한 현실도 문제로 꼽힌다. 김 부연구위원은 “같은 소득 수준이라도 농촌노인이 체감하는 복지서비스가 훨씬 부족하고, 이는 삶의 질이 저하되는 요인이 된다”면서 “지역에 따른 빈곤 노인을 위한 복지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