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지역 병원에 24시간 응급의료 유지 당부
부산의 90대 노인이 대학병원으로부터 전원 거부를 당하고 숨진 이후 부산시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병원 간 전원 혼란을 조정하는 전담 상황실을 꾸렸다. 시는 또 지역 응급의료센터·기관에 24시간 응급의료 체계를 정상 유지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부산시는 전공의 사직 등으로 병원 간 전원 조정 어려움이 늘자 28일 전원 조정 업무를 전담하는 응급의료 상황실 운영을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상황실은 부산소방재난본부 구급상황실에 구축됐는데, 시는 새 업무를 담당할 직원 8명을 신규 채용했다.
앞서 시는 지난 12일 지역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21억 원 규모의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황실 개설은 이런 조치의 하나다. 시 측은 상황실 운영되면 긴급 환자 이송 때 병원 간 전원 조정이 지체되는 문제를 예방하고 환자가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시는 또 전원 요청이 거부된 뒤 숨진 90대 여성 사고와 관련해 지역 응급의료센터·기관 28곳에 의사부족 등 이유로 24시간 응급의료체계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27일 발송했다. 앞서 지난 6일 밤 10시께 A(90대) 씨가 심근경색으로 주거지 인근 부산 기장군 종합병원에 내원한 뒤 해운대 대학병원에 전원 요청했다가 거절 당하고 울산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이에 시는 각 병원에 “심정지 우려 등이 있는 위독한 환자들이 응급실 전원 요청하거나 내원한 경우 해당 진료 과목 담당 의사가 없거나 바빠서 대응이 쉽지 않더라도 병원에서 최대한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A 씨 사망사건이 이번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이 없다고 28일 발표했다. 앞서 유가족은 A 씨의 사망이 시술을 거부한 대학병원의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복지부에 피해를 신고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즉각대응팀을 부산에 파견해 A 씨의 사인이 전공의 집단 사직 피해인지 파악하기 위해 A 씨가 처음 내원한 병원, 전원 거부한 병원, 마지막으로 진료 받은 병원 모두를 현장 조사했다. 사고 발생 이후 해운대구보건소도 1차 조사 결과 전원 거부한 대학병원의 법 위반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사건 당일 대학병원에는 A 씨를 진료할 심장내과 의사 2명이 ‘콜당직’ 중이었는데, 이들 모두 다른 환자를 치료하느라 A 씨를 시술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