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44%가 ‘잠복 결핵’…”조기 진단·치료 강화해야” 전문가 제언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다. 여전히 매년 1000명 이상이 결핵으로 사망한다. 지금까지는 발생률이 꾸준히 감소했지만, 코로나19(COVID-19) 방역 조치 완화에 따라 65세 이상 환자가 급증하면서 올해는 12년 만에 결핵 환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결핵 퇴치를 위해서는 ‘잠복 결핵’ 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예산·인력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잠복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감염을 일으키지는 않는 상태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활동성 결핵으로 발현돼 감염자를 양산할 수 있다. 눈 앞에 드러난 결핵과 더불어 숨은 ‘잠복 결핵’을 조기에 잡아야 결핵 발병률 1위의 ‘오명’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퀴아젠코리아는 17일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잠복결핵 진단 검사 제품 국내 출시 10주년을 맞아 ‘퀀티페론-TB 골드 플러스와 국내 결핵 퇴치를 위한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퀴아젠코리아퀴아젠코리아는 17일 오전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잠복 결핵 진단 검사 제품인 ‘퀀티페론-TB 골드(플러스)’의 국내 출시 10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결핵 퇴치를 위한 의료진, 정부의 노력과 미래 전략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퀴아젠의 ‘퀀티페론-TB 골드 플러스’는 잠복 결핵 선별을 위한 혈액 검사로 128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터페론감마 분비 검사(IGRA)다. 특이도는 97.6%, 민감도는 95.3%로 정확도 높은 결과를 제공한다. 이날 연단에 오른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는 궁극적으로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활동성 결핵과 잠복 결핵을 동시에 치료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잠복 결핵 감염자는 언제든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진료 지침상 접촉자, 만성질환자 등이 검사·치료 대상이지만 전체 잠복 결핵의 20%만 해당해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민 교수에 따르면 잠복 결핵 감염자의 90% 이상이 검사 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결핵 퇴치(10만명당 10명 이하)가 가능하다. 앞서 2차 결핵 관리 종합계획을 통해 결핵 발생률을 10만명당 40명 이하(39.8명)까지 낮출 수 있었던 것도 활동성 결핵 환자의 관리와 함께 의료기관, 어린이집, 유치원,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와 재소자, 병역대상자, 학생 등 감염위험이 큰 200여만명에 대한 광범위한 잠복 결핵 검사와 진료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란 게 그의 의견이다. 이날 민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2017~2018년 IGRA 검사를 통해 잠복 결핵 양성률을 분석한 결과 결핵균 감염자 비율(양성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더 높았다. 고등학교 1학년은 잠복 결핵 양성률이 2%에 불과했지만 35세 미만은 6.6%, 35~49세는 19.9%, 50~64세는 35.9%, 65세 이상은 44.1%에 달했다. 민 교수는 “지난 3월 발표한 3기 결핵 관리 종합계획에서는 결핵 발생률을 10만명당 20명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잠복 결핵에 대한 검진·치료 강화를 필두로 결핵 예방과 조기 진단, 결핵 백신 등 전주기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윌리엄 린 퀴아젠코리아 대표는 “우리 회사는 지난 10년간 국책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결핵 관리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잠복 결핵 진단 제품의 원활한 공급과 정책적인 협력을 통해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