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복지’ 하겠다더니…장애인·자립준비청년 예산 10% 이상 ‘싹둑’
기재부, 2025년 복지부 예산안 2차 심의
약자복지 예산 올해보다 10% 이상 삭감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예산 11% 삭감
노숙인 등 복지지원 예산도 10% 삭감돼
윤석열 정부의 ‘약자복지’ 브랜드가 흔들리고 있다. ‘약자복지’는 윤 정부 국정과제로 정권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에서 약자복지 사업 예산이 줄줄이 감소되면서 ‘약자복지’가 도리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 예산은 올해 본예산(59억8200만원) 대비 11.2% 감액된 53억1600만원 수준으로 의결됐다.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은 자립의지가 있는 시설·재가장애인들의 자기결정권 존중과 탈시설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추진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예산당국은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을 6억원 감액하기로 했다.
장애인 지원사업 중 예산이 삭감된 사업은 더 있다. 장애인 지원관리 사업도 올해 본예산(9억8600만원) 대비 14% 깎인 8억4800만원으로 논의되고 있다. 장애인 거주시설 운영지원 사업 예산도 올해 본예산(6695억4900만원) 대비 0.3% 소폭 감액된 6674억8200만원으로 책정됐다.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운영되는 장애인 거주시설은 정부보조금을 지원함으로써 일반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일정 기간의 거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부처 요구 사업중 예산이 절반 이상 삭감된 사례도 있다. 복지부는 장애인 개인예산제 예산으로 42억2000만원을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15억4700만원으로 73% 삭감했다. 올해 본예산(9억6500만원) 보다 60% 증가했지만 시범사업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장애인 당사자성을 인정해 서비스 결정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자는 취지로 도입했지만 내년 시범사업 예산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ㅗ다.
장애분야 외 약자복지 분야 사업 예산도 줄줄이 감액됐다. 내년도 노숙인 등 복지지원 사업 예산은 올해 본예산(45억6400만원) 대비 10% 줄어든 41억1000만원으로 감액됐다. 고독사 예방관리 체계구축 지원사업은 올해 본예산(28억6200만원) 대비 10.5% 증가한 31억6200만원으로 협의됐지만 부처 요구(86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전액 가까이 감액됐다.
자립준비청년 지원 예산은 아직 불투명하다. 복지부는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 예산을 올해 본예산(454억200만원) 대비 20% 감소한 363억5000만원을 요구했지만 반려됐다.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체계 구축 지원 사업 예산은 올해 본예산(177억2100만원) 대비 5.1% 증액한 186억1000만원을 요구했지만 이또한 반려상태다.
예산당국이 약자복지 분야 사업 예산을 줄줄이 감액하자 윤 정부의 ‘약자복지’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으로 확정된 수치는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5년도 복지부 예산안’에 대한 2차 심의를 마쳤고, 이달 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확정할 계획이다.